아침햇살에 눈을 떠 자리에 누운채
팔을 머리뒤로 두르고
그녀의 미소를 떠올리며
한참을 하얀 천장만 바라보았습니다.

세수를 하고 머리를 감고
과장된 몸짓으로
스킨로션을 얼굴에 흩뿌리고
거울 가까이 얼굴을 디밀면서
콧노래를 흥얼거리는 아침이
내게도 찾아왔습니다.

언젠가부터 눈부신 행복은
드라마 속의 연인들의 것인양
먼발치서 바라만 볼 줄 알았는데
이제는 전신거울을 통해서 보이는
나의 모든 몸짓에서도 행복을 느낍니다.

정말 많은 것이 달라졌습니다.
눈에 띄는 모든 것에
어떤 의미를 갖다 붙이고...
무심코 지나치던 일들에
잔잔한 미소를 던져보게 되고...
길을 걷는 발걸음이
전에없이 가벼워졌습니다. 

하루를 접으며 집으로 향하는
지루한 버스안의 시간들이
이젠 그녀의 상상으로 가득차고 
애끓는 사랑의 얘기를 담은
영화들이 마치 날 위한
것처럼 속속 개봉되고
꽃가게 진열장에 눈길이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이제 며칠만 지나면 
그녀의 생일이 찾아옵니다.
그녀의 생일날
무슨 선물을 건네줄까...

남몰래 고민하는 내 모습이 
참 풋스러워 보입니다.

다시 날이 밝아옵니다.
.
오늘도 햇살에
눈이 부십니다.
.
그녀의 머릿결이
햇살에 부서집니다.
.
.
.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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