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해사

품팔이 지겟꾼도 제집찾아 들어가고

외로운 가로등만 졸고있는 항구에서

썩은 해초냄새만이 자욱히 낀 갑판에 기대서서

야수를 불사르는 그대는 정녕 항구의 나그네...

이름도 없는 어느 부둣가 주막에서

애정 아닌 욕정을 불태우며 

의미없는 삶에 생을 던져버린

그대는 정녕 정처없는 떠돌이... 

그래도 멈출 수 없는 인생이기에

가야 할 젊음이기에

의미없는 웃음도 버리고

가식에 찬 마음도 버리고

이제 우린 또 다시 떠나야 한다.

나뭇잎을 애무하는 바람만큼이나

가벼운 만남들 속에서도

한번 맺은 우리의 인연은

결코 지울 수 없노라...

나 이제 떠나고 너 또한 멀어지지만

세월 지난 어느 길목에서

우리 서로 다시 만나는 날

쓴 소주라도 한잔 나눌 수 있음 되겠지

다만 한가지... 

빛바랜 추억의 안주 위로

서로의 진실한 눈물을 떨굴 수 있음 좋으련만...

<1981년 한국해양대 기숙사에서...>